"강렬하게 자극받는 청소년기의 성!, 침묵하는 부모!"
얼마 전 모 중학교 1년 남학생이 동네근처 으쓱한 골목에서 자신의 성기를 노출시키면서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이 여러 번 동네사람들에게 목격 된 이후 부모의 귀에도 들어갔다.
평소 상위권 성적에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는 아이의 변화에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학생의 부모는 아이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야 할지, 어쩔지 몰라 상담실을 찾아왔다.
또한 몇 년 전 모 여중 2학년 여학생은 수업 도중 출산을 했는데, 알고 보니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이었다. 며칠 전 함께 목욕을 한 엄마는 아이가 살이 쪘기 때문에 배가 나온 줄로만 알았다고 말 했다.
요즈음 청소년들의 성 행태와 의식에 대해 놀랄만한 기사들이 언론에 보도되면 부모는 막연히 요즘 아이들이 생각하는 '성'이 '우리와는 다르다'는 거리감만 가질 뿐 우리 아이만은 괜찮을 것이라며 무책임하게 방관해 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부모들은 자랄 때 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있으면서도 없는 척, 때론 골방에서 백과사전이나 들춰보고, 아님 결혼할 때까지는 몰라야 하는 것으로 꼭꼭 숨겨야 했던 문화에 길들여졌다.
그래서 부모들은 가능하면 자녀들이 결혼할 때까지는 '성'을 생각하지도 말고 결혼하면 그때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러나 요즘의 사회 환경과 청소년들의 신체적인 성장속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TV, 영화, 비디오 등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성 산업들은 성을 은밀하지만 대범하게 묘사하고, PC 통신 대화방에 들어가도 컴섹을 표방하고 전달해 오는 메모가 엄청나다.
또한 이성 친구를 사귀어도 마땅한 공간이 없어 노래방, 혹은 밀폐된 비디오방을 쉽게 찾는다.
이로 인해 종종 청소년들의 성비행, 임신, 성병 등의 사건에 노출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성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 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현재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의 성산업시장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성에 대한 생각과 성(性)문화의 특징을 살펴보자.

알건 다 안다고 큰소리치지만......
대다수의 청소년들은(특히 남자) 스스로 이미 알건 다 안다고 생각한다.
숱한 성인용 비디오나 만화 소설을 통해서다.
하지만 몇 가지의 기초개념을 내놓고 현실적인 적용에 대한 질문을 하면, 성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나 벙어리가 되어 잘못 알고 있는 말만 한다.

'여럿이, 다함께' 보다는 '단둘이, 우리끼리'
폰팅, 문자팅, 번개팅 등 정보산업의 발달에 따라 우리 주위에는 단지 번호 이외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남녀가 만나 사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서로 일상생활을 나누면서 깊이를 더해가는 만남과 달리, 둘만의 관계를 형성하는 배타적 관계로 발전한다.
특히 이런 경로를 통한 청소년들의 만남은 어느 한쪽이 욕구(특히 신체적인)를 표출할 기회를 많이 갖게 되고 이 욕구를 조절할 수 있는 다른 기제를 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혼자 방에서 공부? 심심하고 따분하죠. '심심한데 ○○나 해볼까?"
청소년들의 하루일과는 단순하다. 새벽같이 학교에 갔다가 오후엔 학원, 그리고 집에선 자기 방에 가둬진다.
공부 때문에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할 시간이 없으니 강렬한 성적인 욕구를 해소할 마땅한 방법도 없다.
그러니 자기만의 공간에서 비디오, 음성정보, 폰섹스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분위기에 휩쓸린 준비되지 않은 성관계
"며칠 전 여자 친구랑 비디오방에 가서 어겁결에 성관계를 하게 되었어요. 순간 성욕을 참기 어려웠어요."
"난 애무만 할 생각이었는데 순간 남자친구가 막무가내로 시도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런 경우 준비된 성관계를 하는 청소년들은 거의 없다.
실제 우리나라의 낙태건수는 한 해 태어나는 신생아보다 10배가 넘는 수치다.
준비와 대책 없는 청소년 성문화가 아이들의 정신과 육체를 파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고정애(마르첼리나) ㅣ 서울시 아하청소년성문화센타 책임상담원

*'우리신학연구소'에서발행하는[갈라진시대의기쁜소식]중"신바람나는십대'에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