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성당에 간 건 초등학교 5학년 때 입니다.
그 전까지는 개신교회에 다녔었지요. 유치원시절부터 동네언니들을 따라 교회를 다녔다가 이사를 하게 되고, 엄마가 교회 다니시는 걸 반대하시던 아빠가 성당이라면 같이 가겠다는 말씀에 저의 종교는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바뀌게 되었답니다. 아무런 거부감 없이..
초등학교들 졸업할 때까지의 저는 성당에 가긴 하지만 약간의 이방인 같았던 거 같아요.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편도 아니긴 했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도 없어서 동생들하고 성당을 오가고… 교회가면 다 같은 동네 사람, 아는 사람들이었는데 성당은 범위도 크고 조금은 환대해 준다거나 하는 건 없잖아요.
그러다가 중1 성탄 쯤엔가 중등부 학생들끼리 상본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선배들과 친해지게 되고 성가대 활동도 하면서 저의 성당생활은 활기를 띄고 열심하게 되었습니다.
맏이였던 저에게 언니 오빠들도 생기고, 열심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왠지 모를 자극을 받게 되었던 거 같아요. 주일학교를 다니면서 들었던 느낌은 나는 왠지 특별한 사람이라는 거였던 거 같아요. 학교에선 뭔가 잘못하면 혼나고 시험 보면 성적순으로 선생님이 대하는 눈빛이 달라지지만, 성당에서의 생활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고, 무언가 경쟁을 해도 그 안에선 즐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지요.
그런 주일학교 생활은 방황하기 쉬운 사춘기 시절,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었고, 제게 모델이 되어주는 선배를 만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가끔 중고등부 시절 냉담을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그때 저를 그렇지 않게 해준 건 무엇이엇을까 생각 해봅니다. 그러면 저에게 한 친구가 떠오릅니다.
고1때부터인가 성당을 다니기 시작해서 같이 교사를 하자고 약속했고, 엄마의 위암 수술 이후 망설이던 저에게 다시금 초대를 해 주었던 친구입니다.
학생일 때부터 서로 교사를 그만둘 때까지 그 친구와 집에 가는 길이면 이런 저런 이야기로 동네를 몇 바퀴씩 돌곤 했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던 친구. 희정이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육아에 힘쓰고 있지만 여전히 저의 청소년 사목의 길에 든든한 후원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