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후 얼마 안되어서 유아세례를 받게 되면서 저에겐 성당이라는 곳은 당연한 곳이었습니다.
학교를 가는것처럼.. 일요일은 당연히 성당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지금과는 다르게 여렸을때는 너무나도 내성적이었기에..
주일학교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을만큼.. 조용히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 주일학교 시간은 학원시간과 겹치게 되었고..
그때부터 주일학교를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역시 미사를 드리는것은 당연한 것이었기에..
그때부터는 부모님과 함께 성인 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주일학교에 대한 별다른 기억없이 너무나도 평범한 청소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니, 부모님과 주위의 성당 어른분들께로부터 주일학교 교사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게 되었습니다.
권유를 받을때마다... 고개를 절로 흔들거나... 그저 웃으며 넘어가곤 했습니다.
계속되는 거절에도 계속되는 권유가 3년째 되던해 그날도 교사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그때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해보겠다고 저도 모르게 대답을 하게 되면서..
그렇게 교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초등부를 가고싶었지만... 수녀님께서 중고등부로 가라고 하셔서.. 그렇게 중고등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사를 하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지..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청소년, 교사, 신부님.. 많은 분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를 알게 되었고,
교사로써, 신앙인으로써, 인간으로써..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저 말그대로 제 안에 있는 모든 열정을 다했던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사랑을 내가 함께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 하고싶었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정확히 1년이었습니다.
본당이 분당을 하게 되면서 전 새로운 본당으로 옮겨야하였습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청소년들과 교사들.. 그리고 신부님..
이들과 헤어져야한다는것이 너무나도 마음 아팠지만.. 저에겐 어쩔수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곳에서의 시작.. 함께 옮겨오게 된 교사들의 어쩔수 없이 함께 할 수 없는 상황...
저에게 혼자 시작하는 일은 너무나도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중고등부는 존재하지 않는 본당에서.. 이름만 있는 중고등부.. 아무런 지원없는 본당...
청소년 미사가 청소년 미사인지도 모르시는 어른...
미사시간에 청소년 성가를 부르자 왜 자신이 모르는 성가로 부르지도 못하게 하냐고 따지시는 어른..
학생들이 간식이나 먹으러 오는 양 윽박지르시는 신부님... 등등...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들은 계속되었습니다.
가장 가슴아팠던것은 이런 상황들을 청소년들까지도 느끼고 있다는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초등부 하다 남은걸로 하는거잖아요..' 라는 학생의 말...
계속되는 좌절앞에서 밤마다 왜 하필 나인거냐고 하느님을 원망하면서 울기도 하고, 그래도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신것이기에 이겨내리라 다짐도 하면서,
이렇게 1년이 지났고 저는 점점 지쳐갔습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신입교사가 들어왔습니다.
이제 조금은 나아지겠지.. 라는 희망으로..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고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않좋아졌습니다.
학생보다 더 못한 모습들의 교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렵게 어렵게 교사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결심을 내리게 되는 그 때는 청소년들까지도 저에겐 너무나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결심을 한 후, 신부님께 교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씀을 드렸을때..
신부님께서는 필요없으니까 나오지마!! 라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눈물을 참고 집으로 와야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짧은 교사생활을 끝내게 되었습니다.
상처로 교사를 그만두고 난 뒤,
신부님과 교사들.. 어른들.. 모두가 미웠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본당을 나갈수가 없습니다.
교사를 할 수 있다는것이 너무나도 행복했지만...
교사를 했던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고 싶었지만...
교사를 했던것을 후회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을 그리워한다는 본당분들의 말씀을 듣고 학생들에게 너무나도 미안하였고, 마음이 아팠던 적도 있었습니다.
꽤 긴 시간동안 교사를 그만두고 나서도 힘들었던 시간은 계속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알았기에.. 하느님만큼은 더이상 원망할 수가 없었고, 하느님의 손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교사를 그만두고 처음 시작한 본당의 행사를 도와주며 청소년들과 교사들.. 그들과 작은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교사를 그만두고 정확히 1년 후,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부족한 저이지만.. 하느님을 원망했던 저이지만..
항상 넘치는 사랑주시고, 손내밀어 주시고, 힘되어주시는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금 잡은 두손, 놓치지 않고 꼭 잡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