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다닐 때 처음 성당에 갔었어요.
성당에 속해진 유치원이었거든요.
아침에 버스에서 내려서 성당 마당에 계신
성모마리아님께 성호를 긋고 인사드리고 들어가는게 어찌나 재밌고 좋았던지.:)

가끔 늦게 일어나서 버스를 못 타 지각을 해도
성당마당에서 인사드리고 들어가는건 빼먹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당연한거였나요?^^;;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성당에 속한 유치원을 다니는게
어릴땐 그리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었어요.

중고등학생때 친한 친구들이 모두 성당에 다니더라구요.
제가 유치원을 나온 그 성당이었죠.

그냥 친구가 재밌다고 해서 가고싶었어요.
어렸을 때 다니던 유치원이 그대로인지도 보고싶었구요.
물론 부모님의 반대가 좀 심하긴하셨지만.
성당에 정말 나갈 수 있기까지 조금 많은 시간이 걸리긴했지만.
결국엔 제가 이겼지요.:)

하느님을 믿는다기보다는
친구들과 놀고, 일요일에도 만날 수 있다는 이유로 갔던 것 같아요.

그러다 무언가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은건
세례받을때였어요.

신부님께서 성수를 이마에 흘려주시는데
온 몸이 짜릿해지면서 정말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들더라구요.
눈물이 났어요.
가슴도 막 벅찼었구요.

그 때서부터 기도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때여서 물론 대학에 대한 기도를 드렸죠.

어떻게보면 참 계산적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 합격하게 해주시면 성당에서 교사할께요.
라고했었거든요.^^;;

생각지도 못했던 대학에 합격하고나서
새로운 대학생활에 기도내용은 잊어버렸어요.

그러다 2학년이 됐을땐가.
성당에서 미사만 보는게 아니라 무언가 막 하고싶은거에요.
중고등부에서는 성가대했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1층에서 보는 미사보다는 2층 성가대석에서 보는 미사가 막 그립고.
고3때 했던 기도내용도 마음에 걸리고.

여기저기 막 알아보면서 조금씩 했던 것 같아요.
청년부 성가대도.
청년부 전례부도.
옆본당의 교사회도.

근데 길면 2달을 버티지 못하고 나와버렸어요.
시간도 많이 뺏기는 것 같고.
뭔가 만족스럽지 못했거든요.

아직 저의 사명이 무엇이고
청소년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제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천천히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 기도를 지키지 못하고
여기저기 배회하고
성당을 잊지 못해서 기웃거리던 제가
주변의 친구들을 통해서
대부를 통해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분명 하느님께서 알려주실꺼라고 생각해요.:)

또, 하느님께서 알려주시지 않아도
아니 알려주셨는데도 제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때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저를 깨워줄꺼라고 믿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