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되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그러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듯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요한 15, 8-10

처음 교사를 시작할 적엔 사명은커녕 책임감이라는 것조차도 잘 몰랐었다고 기억됩니다.
본당에서 교사를 하면서 교사회 안에서 지켜야했던 많은 일들, 그리고 학생들 앞에서 교사로서 해야 했던 많은 일들 그 과정을 통해서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지어야할 책임, 사람에 대한 이해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배워왔다고 생각됩니다.

사목부에 와서 청소년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줄어든 후에야 오히려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의 대상으로써 청소년들을 더욱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노력해서 다가서지 않고는 만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나는 교사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식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뒤늦게 배워가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은 교육부 안에서 글과 말로써, 다른 교사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청소년들의 신앙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책임감으로 교사. 라는 이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 감사한 것은 언제나 저의 작은 기대와 책임보다 더 큰 배움과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신 하느님의 손길을 새삼 느끼는 순간의 감동과 감사함이 바로 교사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방문한 친척 댁에서 액자에 담긴 글을 보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붓글씨로 크게 적힌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라는 요한복음 짧은 구절이 새삼 제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이제는 “교사를 언제까지...”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저 언제나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면서 그 감사함을 늘 되새기면서 저를 만나는 다른 교사들, 청소년들에게도 이 기쁨을 전하고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