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생활의 시작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저는
중고등부 주일학교에 보다 열정적일 수 있는 은총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할아버지부터 저에게 이르기까지
30명이 넘는 대가족중에서 천주교 신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부모님과 떨어져 10살이라는 나이에 서울에 살기 시작하면서...
저는 무엇인가 붙잡아야 할것이 필요했고, 기대고, 안기어 쉬며 울음을 터트리며
어리광을 피워야 할 대상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예수님은 너무나 자연스레 다가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려서 부터 동네에 있는 개신교 교회를 다녔던것 같습니다..
제가 살던 시골에는 교회가 따로 있는것이 아닌 그냥 빈집을 청소하는 정도에서
장소를 마련하고 젊으신 전도사님 부부가 예수님을 알리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라는 곳은 저에게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그분들은 사랑이셨고 행복했으며.. 선한모습으로 저에게 기억되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뭔가 기대고 싶던 제가 먼저 찾은 곳은 개신교 교회였습니다..
힘과 파워가 느껴지는 활동성을 지닌 그곳..
성가대와.. 여러 캠프를 다니며 그렇게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저는 어느날 성당이 가고 싶어졌습니다..
그곳은 어떤 느낌일까.. 교회와 무엇이 다를까.. 호기심은 저를 성당으로 이끌었으며..
아무도 없는 성전에 오른 저는 조명아래 기도하시는 마리아와..
교회에서 볼수없던 십자가에 메달리신 예수님을 대하고 이유모를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성당생활은 마치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너무 편안했고 자유로웠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생각이 많아지고.. 고민에 빠질때... 어려움이 닥칠때..
언제나 하느님은 제 주변에 사람을 통해 선물과 채찍을 주셨고.. 저를 이끄셨습니다.
기도중 유난히 눈물을 많이 흘리는 제가 가장 많이 했던 기도는..
나약한 저에 대한 정죄 였으며.. 반성이었습니다.
고등학교2학년..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고..
부모님과 떨어져 산다는 점때문에 생활이 문란했던 저에게 큰 일이 일어났던것은..
바로 그때 였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저를 낳기전 누나를 낳으셨다가 백혈병으로 먼저 보내셨습니다.
저 또한 태어나면서 부터 수많은 병과.. 선천적 성대 기형으로 인해..
숨을 쉬지못하는 수없이 많은 위기를 넘겼고..
제 동생 또한 죽음의 위기를 수차례 넘겼다고 할만큼... 병을 겪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저희 어머님은 신경성 질환이 날이 갈 수록 심해지셨고..
결국 정신을 놔 버리시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2박 3일을 울고.. 기도 했습니다.. 일어나시게 해달라고..
아직은 하나도 해드린게 없어 받으실게 많으니 그렇게 하게 해달라고..
저의 기도가 진실해셔였는지.. 어머님이 아직 세상에 쓰일 일이 더 남으셨기 때문이지는
모르지만..다행히 어머니는 다시 일어나셨습니다...
그때 제게 주신 말씀이 있는데..
'정죄는 사람의 몫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께서 하는 것이다.' 였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기쁨이 큰지..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보다 진심으로 기도하고 더 다가가려 애쓰며 주일학교를 졸업하고 2000년...
대희년의 기쁨에 교회는 즐거웠고.. 또한 여러가지 행사가 줄지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마치 당연한 일을 하는것처럼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2001년 3월 말, 저는 교사축제에 동반 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교사로써의 첫 동반 시작이었습니다..
동반자 첫모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비오신부님께서는 동반자의 기본자세 교육이 있었고,
회색머리로 그 모임에 참석했던 저는 바로 신부님께 호출당해 정신교육 후
다음 모임때는 검정머리로 바로 바꾸고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신부님과의 인연 덕분에.. 저는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교구 반구역장 연수 라던지.. 수녀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등..
주일학교 교사만 했다면 할 수 없던 경험들이었습니다
하나의 역사를 쌓았던 2002년 월드컵,
그 중에 이탈리아 전을 저는 수도회에서 수녀님들과 함께보았습니다
수녀님들은 머리에 끈을 묶고.. 북을 치고.. 박수를 치며 목이터져라 응원하고
또 응원했습니다.. 그 모습에 저는 너무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달간 수십개의 본당을 오전오후 할것없이 돌아다녀야만 했던 반구역장 연수..
그 기간 동안 저희뿐만 아니라 신부님 수녀님 모두 점심을 이동하는 차안에서
김밥,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일이 허다했으며
어떤날은 길을 찾기 힘들어 쉬는 시간도 없이 움직여야 했던 적도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제가 신앙생활중 가장 즐거웠던 때로 이 기간을 꼽는 데는
연수동안 보여주셨던 반구역장님들의 열성적인 태도가 오래도록 남기 때문입니다.
교사들이나 하는 예스 박수를 하시며 마치 중학생들처럼 좋아하시던 모습..
신부님의 말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는 진지한 눈빛과
장난감 하나에도 박장대소를 아끼지 않으시던 그분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런 연수를 통해 제가 배우고 느낀것은.. 제가 쓰일곳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전 2001년 교사축제후 사목부 동반에 힘을 기울이면서
2학기 학교 성적은 9과목중 5과목 F라는 웃지못한 기록을 남겼고
군에 입대한 2002년 9월까지 해논 것이라고는 동반밖에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제 주변의 친구들이 가끔 한심하다는 듯이 얘기합니다. '니 것도 좀 챙겨라...' 라면서
하지만 전 꿋꿋히 계속 합니다...
제대를 하고 나서도 학비를 벌고 다시 또 교사라는 끈을 놓지 않습니다..
내가 쓰일곳을 알게되었기에 열심히 할 뿐이다



하느님은 우리를 만드실때 달란트를 주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달란트를 어떠한 재능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달란트는 그저 그릇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담을수 있는 그릇..
저는 교사로써의 그릇을 받았고 거기다 동반이라는 그릇도 받았습니다..
어디서든.. 저를 부르면 나는 그 그릇을 잘 닦아서 가지고 갈뿐입니다..
그 그릇에 닮겨질 내용물은 부름받아 그 자리에서면 하느님이 채워주실겁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본당의 교사는 그 그릇을 받은것입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뛰어난가..고민되고.. 미래가 두려운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는 맡겨진 대로.. 시키는 대로.. 부르는 대로 무작장 따라갑니다..
나는 어떤 자리던지.. 그냥 그곳에 서서 내 그릇을 깨끗이 닦고 있을 뿐입니다
내가 일할 능력은 하느님이 주실것이기에 믿고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저의 교사성구는 '두려워 마라 나의 딸아, 너의 믿음이 너를 낫게 하리라' 라는
마태오복음 9장의 말씀입니다..
언제까지나..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제가 될때까지 믿고 따를 뿐입니다..



이는 김근호 하상바오로의 신앙 고백입니다.... 사랑합니다...

 

 

* 게시글 이동 알림 : 2005년 3월 26일 김근호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