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5-14 17:48
[사명/신앙고백] 교사..로서의.. 나.. (김태후/20040630)
 글쓴이 : 아기공룡둘리
조회 : 13,839  
 
저에요.. 신부님..

어찌보면.. 한없이 시간을 낼 수 있는데도..
어찌보면.. 한없이 부족한 것 같은 시간안에서..
참.. 여유를 낼 수가 없었네요..

처음.. 신부님과 약속을 할 때만해도..
돌아가자마자.. 올려야지 했는데..
벌써.. 2주가 후딱 지나버리고 말았네요..
다.. 제가 게으른 탓이죠.. 뭐..


정말.. 단순하게 생각했었어요..
교사로서.. 내가 해야 할.. 사명이 무엇인가..

처음 교사를 시작할 때에는..
힘없는 사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특히..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의사를 대신 표현해주고..
그들과 함께 변화를 꿈꾸고..
그러다보니.. 주일학교 내의.. 기득권이라 표현할 수 있는 분들..
선배 교사.. 신부님들과 부딪히는 것이..
힘들지만.. 제 사명이라 생각했었어요..
물론.. 밑도 끝도 없이 옹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와중에 사리 판단을 하면서 지원해주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부딪힘이 있었어요..
본당을 잠시 쉬면서.. 교육 강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나는.. 왜.. 자꾸 부딪히는 것일까?
부딪힘으로 인해.. 교회가.. 주일학교가..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이.. 변화하는 것이 있을까?
어쩌면.. 내 부딪힘들은.. 변화를 갈망하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난.. 이만큼은 하고 있다고.. 내세우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런 여러 생각들을 하면서.. 고민하면서..
청소년과..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진정.. 청소년들은.. 변화를 갈망하지만서도..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친 길을 가고자 하진 않는다는 것을..
부딪혀서 부러지는 나무를 보면.. 더 가슴아파한다는 것을..

내가.. 생각하던 모습들은.. 그들의 입을 빌린..
다만.. 나 혼자의 생각이었다는 것을..

그 때부터.. 제가 해야할 사명이 이제는..
부딪힘이 아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몫은..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거나..
아니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야기 할 사람이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굳이 대신 내가 부딪혀주지 않아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주고..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제가 할 몫이 아닐까.. 이렇게 말이죠..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청소년들의.. 젊음을 사랑합니다..
청소년들의.. 가능성을 사랑합니다..
청소년들의.. 순수함을 사랑합니다..
다만.. 그.. 청소년들.. 곁에 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욕심꾸러기지요?? ^^;;
 
 
* 게시글 이동 알림 : 2004년 6월 30일 김태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