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24 (월) 16:02 [세계일보]

반항성 도전장애란 부모, 학교선생님 등 권위를 인정해야 하는 대상에 대해 반항적이고 논쟁을 일삼는 행동을 주된 장애로 하는 질환이다. 행동장애보다는 가벼운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 행동장애와의 차이는 기본적인 사회적 규칙을 어긴다거나 다른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범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국에서의 보고에 따르면 유병률이 2∼16%에 이른다. 사춘기 이전 발병인 경우 남자아동들에게서 2∼3배 더 발병이 되나, 사춘기 이후에는 거의 비슷한 유병률을 가진다. 8세 전후해 가장 흔히 발병된다. 우리나라에서는 4∼6학년 초등학교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남학생 5.7%, 여학생 2.3%의 유병률이 보고된 바 있다. 출생 당시 부모들이 원하지 않았던 아동과 낮은 사회경제 상태에서 더 흔히 발병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가족력에서 약물남용이나 기분장애가 있는 경우에 위험성이 커진다.
원인은 가족환경적인 요인들이 핵심적이다. 부모·자녀 관계에서 훈육의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거나 너무 엄격한 방법을 사용한다거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적절한 통제가 가해지지 않은 부모, 부모 자신들이 자신들의 화를 표현하는 방법에서 적절한 모델이 되지 못하는 경우, 부모가 자신들의 윗사람들에 대한 태도에서 반항적 또는 도전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 부부간의 불화로 인해 한쪽 또는 양쪽 부모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경우, 가족 상호간에 문제가 있는데 아동이 속죄양이 되는 경우, 어린 시절에 부모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자주 바뀌는 경우, 우울한 어머니와 수동·공격적인 아버지의 특성이 있는 경우 등에서 흔히 발병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흔히 화를 잘 낸다. 어른들과 논쟁을 한다. 어른들의 요구나 규칙에 대해 능동적으로 도전하거나 거절한다. 고의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힌다. 흔히 자신의 실수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 다른 사람의 언동에 대해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 흔히 분개하거나 다른 사람을 원망한다. 흔히 다른 사람에 대해 악의나 원한을 품는다’ 등의 행동상의 특징이 있다.

이 질환은 전형적으로 학령 전기에 시작한다. 2세 이전에 다루기 힘들었던 아동들, 예를 들면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거나 떼를 많이 부리거나 수면 또는 식사시간이 불규칙했거나 하는 아동들에게서 더 흔히 나타난다. 초기에는 말 안듣기, 떼 부리기로 시작되어 점차 쓸데없는 언쟁, 비협조적 또는 도전적인 행동으로 발전한다. 경한 경우에는 증상들이 주로 집안에서만 국한되어 나타나고, 학교에서는 수동적으로 저항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학교 선생님들에게 반항적·도전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친구들 간에는 비교적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 심한 분노·발작을 보이기도 하는데, 대개 수분 내에 그치며 길어도 30분을 넘지는 않는다. 수동·공격적이거나 야비한 행동이 관찰되기는 하지만 농간을 부리는 행동은 관찰되지 않는다. 이들은 대개 병에 대한 인식이 없고 자신의 증상을 인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외부환경을 비난하거나 자신에게 가해지는 규제가 불합리하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다. 학령기에는 자존심의 저하, 불안정한 기분, 욕설, 좌절을 잘 견디지 못하는 등의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장하여 술, 담배 또는 약물 남용의 위험성이 높다. 주의력 결핍·과잉운동장애, 대화장애, 학습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정신치료가 도움이 된다. 자신과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왜 반항적이거나 도전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는가에 대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지면 이런 행동이 없어질 수 있다. 행동치료가 시행되는 데 문제가 되는 행동을 설정하고 이런 행동이 나타나면 벌을 받고 이런 행동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아동과 이미 약속한 상을 주면 효과적이다. 가족내 심각한 문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치료는 필수적이며 주로 훈육의 문제, 부부간의 갈등, 부모들의 정신병리 등이 다뤄진다. 이 질환 자체에 대해서는 특별한 효과가 있는 약물은 없다. 그러나 주의력 결핍·과잉운동장애와 동반된 장애에서는 중추신경흥분제를 시도할 수 있고 이 경우에 주의력 결핍·과잉운동장애 뿐만 아니라 반항장애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는 아동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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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철 서울대 의대 교수·정신과학

 

 

* 게시글 이동 알림 : 2006년 4월 24일 윤수연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