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24일(월) 11:28 [마이데일리]

왜 우리사회는 스타 열병을 앓는가?

이제 더 이상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 연예인 지망 공화국을 넘어 연예인 권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폐해와 피해가 너무 많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신기루같은 연예인의 꿈에 올인하다 꿈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다 인생을 낭비하는 청소년에서부터 극단적인 삶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연예인의 실낱같은 꿈에 얽메여 몸을 망치고 돈을 빼앗기는 피해도 적지 않게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연예계와 연예인의 현실을 적시해줘야할 방송 등 대중매체는 앞다투어 청소년의 연예인화에 앞장서고 있다. 스타라는 오르기 힘든 신화의 화려한 광휘만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연예인 지망생의 숫자는 우리의 대중문화 시장 규모에 맞는 수요 인원을 엄청나게 넘어선 지 오래다. 이제 광적으로 연예계로 달려드는 유치원생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열병을 앓고 있다. 왜 우리사회는 연예인 스타 열병을 앓고 있는가?

가장 큰 원인은 스타의 과정을 거세한 채 결과만을 과도하게 보여주는 대중매체가 가장 큰 원인이다. ‘스타들이 국내외의 인기로 수십억에서 1,000억원까지 벌었다’는 극단적인 스타의 수입에 대한 보도에서부터 화려한 스타의 생활만을 강조하는 대중매체의 보도는 스타만 되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한탕주의 사고 방식을 심화시켜 연예인 지망 열기를 과열시키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연예인을 지망하는 이유로 꼽는 것이 일시에 많은 돈을 벌수 있고 화려하고 개성을 살려서라고 하는 것은 이같은 대중매체의 스타의 일면을 확대보도하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하드웨어 중심사회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의 이동역시 연예인 지망열기를 고조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힘으로 대변되는 노동력보다는 콘텐츠가 우선시되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에서 가장 각광받는 것은 대중문화다. 그 중심에 연예인이 서 있기에 젊은이들은 연예계를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 여기에 외모의 상품화가 시대적 가중치를 얻으면서 그 대표적인 분야인 연예계에 진출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연예인 특히 스타의 속성때문이다. 스타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 없다는 성격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연예인의 꿈을 저버리지 못하게 만든다. 나도 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연예계에 진출해 스타가 되는 사람은 불가능에 가까운 극소수이다. 극소수가 자신이 될 수 있는 환상은 늘 존재하기 때문에 연예계에 꿈을 저버릴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스타가 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의 부재와 활동하고 있는 스타의 근접성 역시 스타열병을 앓는 사회로 만드는 원인이다. 실력만 갖추면 스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외모만 빼어나도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실력이 없어도 스타는 될 수 있고 외모가 빼어나지 않아도 스타가 될 수 있는 모순적 상황이 연예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스타로 부상한 연예인과 자신의 비교에서 자신이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고 주관적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도 우리 사회를 스타 열병을 앓게 만든다.

하지만 연예인을 지망해 스타로 부상하는 사람은 0.1%의 가능성의 게임이다. 99.9%가 좌절의 쓴맛을 본다.

연예인 특히 스타의 열병이 심해지는 우리 사회가 이제는 한번쯤 이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할 때다. 수많은 사람들이 신기루같은 스타의 미몽에 사로잡혀 야기되는 사회적 문제가 더 심해지기전에.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 게시글 이동 알림 : 2006년 4월 24일 윤수연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