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교사를 하고 있지 않지만.
교사를 할때에 가장 좋았던 것은
물론 좋았던것이 무척 많았지만

지금와서 곰곰히 떠올려보면
캠프 기간 마지막 쯔음에 하던 '9일기도' 였습니다.

일년차때에 우리 본당에
기도하는 분위기가 많이 자리 잡히지는 않았었지만
그래도 함께 기도하고, 복음을 나누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선배 교사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뒤로 2-3년이 더 지난 뒤로는
바쁜 와중에도 기도의 시간만큼은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
마인드가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교사끼리가 아니라, 그 자리에는 신부님
그리고 학생들까지 늘 함께하면서 기도했습니다.

혼자 했다면 어려웠을 기도일텐데
함께 하면서 나의 변화와 동료교사, 학생들이
변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고, 지지해주고, 기뻐하면서
저는 거기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때의 기억은
사회에 나가서 생활을 하면서도
상대방의 겉으로 드러난 행동으로만
상대방을 파악하지 않으려고 하는 소중한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교사를 할때 그들과 부대끼면서
그들의 내면의 소리, 열정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가끔은 날 속상하게 지치게 분노하게 만드는
그들이 다른 내면을 갖고 있으며, 그들에게는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것을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믿게 만들었습니다.
때로는 내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한심하게 느낄 때에도
나도 변할 수 있다는 '믿음' 을 주기도 합니다.


누가 특별히 초대하지 않았음에도
내가 교사를 선택 할 수 있었고,
또 그 선택이 그 뒤로도 단순히. 추억, 경험이 아닌
삶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지침' 을 내려줄 수 있었던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라고, 두고 두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리고 정말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아직 내 신앙심이 굳건히 자리잡은건 아니지만

혼자 기도를 잘 할 수 없는 내게
함께 기도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 하느님께
감사함을 느끼며
제가 다짐했던것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려울지 모르고
아주 잘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그렇게 성장하자.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날 변화시키자.
지금 내가 어디쯤 와있는지 확신은 없지만
그 길 어딘가에, 그 길을 향해 걸어간다고는 확신합니다.
노력하고 더 사랑하겠습니다.
이것이 저의 사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