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 되어 본당 주임신부님, 보좌신부님의 권유로 교사를 시작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단순하고 순수한 아이들을 보면서 저는 그 아이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살은 너무나도 하고 싶은 유혹이 많을 때였지만 저는 아이들을 만나는 토요일이 손꼽아 기다려졌죠. 하지만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차고 넘치는 열정과 서투른 생각들이 선배 교사 분들과 마찰을 일으켰죠.
‘선배교사 vs 새내기교사’ 의 팽팽한 신경전. 새로 오신 보좌신부님과의 갈등. 매번 약속시간을 어기는 교사들. 지각․결석하는 교사들. 갑자기 그만둔 교감선생님 대신 대리를 하면서 느낀 외로움. 갑자기 닥친 여러 문제들이 저를 교사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했습니다.
교사를 그만두면 편할 줄 알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저를 괴롭혔습니다. 교사를 하면서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여겼던 저는 교사를 그만두면서 제 신앙생활이 꺽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전보다 덜 하느님을 찾았고, 미사에는 의무감으로밖에 나가질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 운적도 많았습니다. 제안에 이렇게 약한 믿음과 나약한 신앙인의 모습을 갖고 있는지 이때 처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느님께 다시금 저를 불러 달라 기도했고 제 행동을 후회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친구가 권해 청년회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성가대활동을 하면서 평일미사에 나갔고 피정에도 참석하며 제가 교회에 기여하고 싶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제 자신을 주님께 봉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다 20살 때, 중고등부 테마여행을 도운후로 계속해서 내 맘에 남아있는 작은 불꽃을 찾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현실적인 문제와 개인적인 문제로 저는 여전히 전쟁중(?)입니다. 넘어지고 지칠 때 마다 주님에게 불평하고 실패할 때마다 좌절하고 포기하려들겠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아직은 작은 불꽃이지만 조금씩 점진적으로 화력을 늘려갈 것 입니다.

지금 새롭게 중고등부 교사를 시작하면서 저는 이전 교사를 할 때와 다른 모습이고자 합니다. 교리교사라는 틀 안에서만 청소년들을 바라보지 않고 그 틀을 멀리 넓게 잡기로 했습니다. 청소년 사목자로서 십자가 앞에 서기로..

저는 많은 청소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벗’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하느님께로 갈 수 있는 ‘다리’가 되고자 소망합니다.


청소년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청소년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십시오. -성 요한보스꼬


없는 실력으로 글을 쓰다보니 나의 다짐이 되어 버렸네요.^^;;

 

 

 

* 게시글 이동 알림 : 2006년 9월 11일 강소희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