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_^?
홍진경 마리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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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역시 어머니랑 언니의 손을 잡고 성당에 다녔습니다.
주일학교는 고작 1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언니 손에 이끌려 이것저것 참여했고요, 아무생각 없이 초등학교 3학년때 첫영성체도 받았어요.
나와 함께 다니던 친구들은 모두 이사를 가버렸고 ...
낯선 곳에서 지금도 말이 적은 나는, 그땐 더 심했어요.
나에겐 성당은 낯선 곳, 재미없는 곳(아주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래요)
현실적이고 야무진 가족들과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 우리에게 그땐 주님께서 자리할 틈 같은거 없었나봐요ㅡ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10년이라는 아주 긴 냉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언니는 카톨릭 미션스쿨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소위 "뺑뺑이"라고 하죠, 그거에 덜컥 걸린 거예요.
옆집 언니와 입을 맞추어 우리 학교 너~무 좋아란 말을 달고 살길래, 또 옆집 언니따라 우리 언니따라 1지망으로 저도 미션스쿨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종교 시간에 재미있는 놀이들을 하고, 담임쌤이셨던 수녀님이 절 너무 예뻐해주셨고.
가사 보다도 계속 흥얼거릴 만큼 좋았던 곡들이 가득한 미사시간에 좋아졌습니다.
"성당에 다시 나가볼까~"란 생각이 조금씩 제 마음에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대학 가고 보자, 이렇게 미루면서 말이예요.

대학에 입학하고 늘늘 함께 다니던 4명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친구를 소개할까 해요.
종교는 카톨릭,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었어요.
함께 밥을 먹으러가면 밥을 날라주고, 숟가락을 챙겨주고 남보다 하나 희생하고 양보하는 아이.
우리 과 친구들은 모두 내 친구를 좋아했어요, 받은 사랑이 많고 그 사랑 나눠줄 수 있는 아이였어요.
친구는 가끔 성당 이야기를 하고, 날 미사에 데려가기도 하고.
아, 성당 다니는 사람 참 따뜻하다.
친구는 동그라미 같은 사람이다.
그런 생각이 마음 속에 자리잡았어요.

그리고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동네로요ㅡ
동네에 이사하고 나서 제일 궁금한 것은 성당이 어디있을까? 였어요.
성당이 있다는 그 골목길을 한번 걸어보았어요, 들어가볼까?
성당 마당에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었어요,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
오래도록 해오던 냉담 생활이 발목을 붙잡아 난 성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카톨릭을 믿는 온 친척들은 저에게 늘 성당으로 다시 돌아오라ㅡ 언제나 외쳤지만 그때마다 전 가고 싶긴 해요, 음 ... 언젠가 갈거예요 이렇게만 말했지요.
전과를 생각했고, 앞으로의 진로를 두고 난 너무 힘들어졌어요.
그때 같은 동네에 사는 이모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지요, 이모의 손에 이끌려 난 성당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그때 들었던 복음이 바로 '돌아온 탕자' 이야기였어요.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주님은 내가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셨어요.

전과를 하고 전,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했습니다.
신부님이 입당하실때 "모두 자리에 앉으세요."라고 말했던 엉터리 전례부 담당ㆀ
두고두고 놀림받았어요 히히;
"왜, 그렇게 전례 잘하는 홍마리나가 있쟈나~" 교감의 외침!;
행사때 애들에게 뽑기를 구워주는데 뽑기보다 옆 선생님의 손을 구웠던 칠칠맞음 ...
(그 칠칠맞음에 모두 반하여 본당 언니들이 홍진경 팬클럽을 만들어주었지요)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싶었어요.
미사 시간에 실컷 떠들더라도, 그래도 미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예뻤고
지각해서 헐레벌떡 뛰어들어와도, 늦게라도 와줘서 기뻤어요.
아이들 출석을 부르면서 한명이라도 더 기억하려 애썼고, 이름이 외워지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 기도했어요.
난 초등학생때, 주일학교가 싫었으니까 성당이 낯설었으니까 미사가 지루했으니까.
주님의 한가운데보다 주변을 배회하는 친구들에 더 관심이 많이 가고 마음이 향했어요.

난 아직 기도해야 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빨리 가는 방법은 혼자 가는 것이지만, 멀리 가는 방법은 함께 가는 것.
함께 가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저 여기 있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