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5-14 19:36
[사명/신앙고백] 체칠리아의 신앙고백 (여수현/20090324)
 글쓴이 : 조재연
조회 : 5,573  
 
사명&신앙고백이라.
약간 어려운 것 같긴 하지만..
그냥 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쓰면 되는거겠죠?

모태신앙으로,
중고등부 때 5년간의 냉담시기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19년간 신앙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제게 그 냉담의 시기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이 신앙을 이어올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고3 수능을 마치고서는 당연히 주일학교 교사를 해야하는 것으로 생각했었어요.
그동안 냉담했던 것을 만회해보자는 생각도 있었고,
주일학교 생활을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왜 이렇게 성당에 미쳐(?)있는지 제게는 참 어색하고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궁금하기도 했고요^^
주일학교에 아는 친구도, 선생님도 없었던 제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그분의 부르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저는 늦깍이 중고등부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교사생활은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수도자와의 관계, 교사들과의 갈등, 그리고 아이들
아이들은 정말 사랑스럽고 예뻤지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아무런 이득도 없는 힘든 길을 내가 왜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이 중요한 시기에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불편한 마음으로 성당을 나갈 때도 많았습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올해는 그만해야지', '진짜 그만해야지'
그렇지만 매번 그분께서는 저를 놓아주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어느새 저는 또다시 교사소개를 하고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
그렇게 힘들고 고민했던 그 시간들마저도 제게는 선물이었고 은총의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준
-사랑하는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들과 신부님, 그리고 교사회에서 만난 나의 롤모델 대모님까지..-
그분들 덕분에 몇년 전 힘든 시간을 보내던 제가 지금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함께 교사생활을 하던 분들중에는
지금 냉담의 길을 걷는 언니들과
자매가 나란히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동생들,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의 꿈을 키우고 있는 대모님과
청소년사목을 놓고 이제는 청년리더로서 활동하고 있는 동기도 있네요..

가끔 기도중에 이분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이렇게 좋은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렇게 4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을 보내고
다시 이렇게 청소년 사목의 먼 여정을 떠나게 되었네요.
퇴임하고나서 막막하고 두려운 마음이 많았는데
떼제기도를 통해 한창 영빨에 물이 올랐을 무렵! 마침 적절한 시기에 이런 기회를 가지게 된 것에 대해
"내가 교회를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거구나.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사명이구나.. "
그분의 부르심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기쁘게 대답했어요.
해보겠다고.. 저를 필요한 도구로 써달라고요.
점점 변하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우리 모두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기를..

"인간이 마음으로 앞일을 계획하여도 그의 발걸음을 이끄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잠언 16,9)
 
 
* 게시글 이동 알림 : 2009년 3월 24일 여수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