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교리교육 2 - 교회는 주일학교을 왜 하는가?

연초에 부산과 울산의 성당에서 '왜 청소년들에게 교리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하여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살리자면 강의를 마친 나의 마음에는 강의를 들어준 청소년들을 보고 뿌듯했던 마음보다는 "교회는 왜 주일학교를 하고 있는가?"라는 화두가 눈앞에 어른거려 한동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많은 분석과 사례 그리고 여러 교구가 시노드 등을 통하여 진단한 청소년사목, 좁게는 주일학교 정책-분명, 그것은 사목이기에 팡서 정책의 성격이다-은 천편일률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십상이다.
'학생들은 주일학교와 성당에 대하여 흥미를 잃어가고, 학부모의 관심은 시큰둥하며, 교회 지도자들의 관심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현상파악이다. 또한 그에 대한 원인분석으로는 '정형화된 주입식 교리교수법, 학생들의 수준을 뒤쫓아가기에 급급한 교재와 교육기자재, 노력하지 않는 교리교사와 그마저도 들쑥날쑥한 교사수급 실태 등을 들 수 있다. 거기에 학교수업으로 일컬어지는 출세 지향적인고, 남보다 앞서기 위한 성적에 급급한 학부모들의 우선순위에 대한 햇갈림, 마스터 플랜, 즉 기본 설계의 결핍 속에서 그때그때 집행되는 개별본당의 교육에 대한 아슬아슬한 이어짐'이 더해진다. 그리하여 결국 그 동안 그토록 거듭하여 분석하고 파악되었지만 그에 대한 대책은 거의 한발자국도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왜?

이제 교회는 청소년들에게 '왜 교회(주일학교)에 오지 않니"라고 묻기 전에, 교회는 '왜 주일학교(청소년 교육)를 하는가'를 용감하게 자문(自問)할 필요가 있다. 너무나 당연한 답이 나와 있는 질문이기에 자문할 필요조차 없는 질문 같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쉽지 않은 질문이다. 청소년들이 참다운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하느님의 함께하심과 베푸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헤아릴 수 없는 그의 죽음, 성령의 도우심 없이 불가능한 놀라운 힘들, 교회가 전통적으로 들려주는 이와 같은 가르침들은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고 새겨듣지 않으면 안 될 우리 신앙의 키워드이다. 하지만 21세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그 물결을 수용했다고는 볼 수 없는 정형화된 교리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이 20대 이후에도 과연 세상 안 신앙인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착한 사람 되기 위해 교회에 간다'는 것도 오해일 수 있다. 더더욱 '예수 믿고 천당 가기 위해 교회에 간다'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모습의 전부가 아니다. 그렇다면 청소년 사목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주일학교의 목표점 역시 예수의 뜻과는 빗나간 외장형 신앙인의 양성이나 교리식 표현대로 하면 냉담자 양성코스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새삼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성직자의 많은 비율이 주일학교 출신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의 현상으로 주일학교에 다닌 많은 이들이 더 이상 교회 안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간격 안에는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거기에 교회의 아픔이 있어야 하고, 고민이 있어야 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나오는 청소년 인성교육이나 동아리 모임과 같이 이미 기존 학교나 사회 여러단체에서 벌려놓은 방법을 쳇바퀴 돌리듯 돌리지 말고, 교회가-우리가- '왜 주일학교를 하는지?' 거듭해서 자문해야 할 것이다. 또한 주일학교는 청소년사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청소년사목의 전부일 수는 없다. 거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논의하기로 하자.

교회 안에서 청소년들을 바라보자. 여기서 말하는 교회는 제도나 건물, 본당의 개념이 아닌 '하느님 백성'으로서 교회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소수자로서의 청소년, 피교육자로서의 청소년을 바라볼 때 '왜 주일학교를 하는가?'의 답은 우리를 따듯하게 할 것이다.
김유철(스테파노)/마산교구 평신도

*'우리신학연구소'에서 발행하는 [갈라진새대의기쁜소식]중 "신바람나는십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