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자녀 성교육을 위하여

성폭행, 에이즈, 동성애 등. 이러한 주제들이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할때마다 000 신드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고민으로 인해 상담을 하는 청소년들이 종종 있다. 어려서 남자 어른한테 성폭행을 당한 한 남학생은 자신이 에이즈 보균자일 거라는 생각으로 헌혈은 물론, 상처가 나면 피가 나올까봐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또한 동성애에 대한 지식이 정확하지 않아 자신이 동성연애자라고 확신을 하며 온통 그 고민에 휩싸여 많은 날들을 보내는 아이도 있다.
지극히 단편적인 성교육이나 TV, 잡지 등 대중매체를 통한 제한된 정보가 자기망상에 빠지게 하고 중요한 청소년 시기를 어렵게 보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청소년에게 있어서 '성'이라는 주제는 '문제아' '비행아'들만의 관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나 특히 청소년기엔 더 관심이 많은 시기라는 것, 우리 아이도 '성적인 주체'라는 걸 인정하는 부모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런데 흔히 우리들은 청소년의 성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성관계, 임신, 성폭력, 성병 등 문제 중심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이런 우려로 아이들을 통제하려고만 한다. 그러나 통제가 결코 문제를 예방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런 성적 호기심을 이해하고 아이 수준에 맞는 적절한 조언과 관심이 문제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무슨 생각, 무슨 고민을 하는지 얘기를 들어보자!
성문제와 관련하여 상담하는 아이들 중에는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할 수 있어도 부모님한테만은 절대로 말할 수 없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도 한 번쯤은 표현을 한다. 부모의 생각을 한 번 떠보기 위해서라도 한두 번쯤은 얘기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크면 다 나오게 되어 있어' '별걸 다 걱정하네' '사람마다 다 그런 거지 뭐'하는 식으로 반응을 하면 아이들은 더 이상 부모와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런 성충동 어떻게 해소하나? - 자위행위
10여년 전 남학생들의 고민 내용은 자위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과 죄책감에 대한 상담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행위자체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은 많이 줄어든 반면 구체적으로 몸에 어떠한 영향을 주나?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등 자위행위에 대한 소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길 원한다. 한편 여학생들은 이전에는 거의 자위행위에 대한 상담이 없었으나 현재는 꽤 많은 편이다. 청소년들은 성적인 욕구해소를 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자위행위를 하는데(남자 청소년들은 대부분, 여학생은 약간) 많은 전문가들도 청소년기의 자위행위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따라서 부모입장에서 자위행위 자체는 해도 정상, 안 해도 정상이라는 것을 먼저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좀 문제다 싶을 정도로 심취해 있는 아이들일 경우에는 적절하게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음란물을 보고 어떻게 느끼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들어주자!
자녀가 음란물을 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들은 그때부터라도 아이와 함께 성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혼란스러워하지 않는지, 본 소감은 어땠는지를 들어주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얘기를 함께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우선 부모자신이 껄끄럽고 자신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도 솔직하게 얘기를 한다는 자세로 용기를 내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는 부모들도 꽤 있다.
한편 자녀 성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성에 관한 지식을 아는 것보다 성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부모의 솔직하고 개방적인 태도, 부모 - 자녀간에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부모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된다. 또한 성인이 된 후 연애와 결혼에 있어 건전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데도 좋은 길잡이가 된다.
아이들과 성교육이 어렵다는 부모들은 적절한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 자녀에게 말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그런 경우 편지쓰기, 대리인 만들기, 전문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에 상담해보기, 성교육 관련 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등의 다각적인 접근방법이 있다. 또한 이런 교육 등을 기회로 우선 부모자신의 성태도와 가치관에 대해서 자가 점검을 해보는 계기를 갖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2004년, 청소년성상담지침서 참고)

고정애(마르첼리나) ㅣ 서울시 아하청소년성문화센타 책임상담원

*'우리신학연구소'에서발행하는[갈라진시대의기쁜소식]중"신바람나는십대'에실린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