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4-21 12:17
꿈의 씨앗 1 - 1996년 5월 어느 날
 글쓴이 : 조재연
조회 : 3,117  
 
 
1996년 5월 어느날...
 
시흥동 본당에서 주교관으로 이사를 온 지 3개월이 되어 가던 때 였다. 미사를 재미로 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미사를 드리는 것은 정말 힘이 들었었다. 본당에서는 많은 신자들과 미사를 드렸지만, 작은 주교관의 경당에서 혼자 미사를 드리는 것이 정말 고독했다. 때로는 미사를 드리다 복음 후 혼자 묵상을 하다가 1시간을 졸기도 했다. 그때 나는 그런 개인적인 어려움과 동시에 많은 사목적인 난관에 부딪쳐 있었다. 지지하는 사람도 없었고, 기도를 해 주는 공동체의 신자들도 없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나에게 요구와 비난만을 하고는 했다. 당시 회관에는 수녀님과 사무원 , 연합회 교사 5-8명이 전부였다. 무엇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고,  할 수 있는 비젼이 공유된 사람도 없었다. 오직 나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해 나가야 했다. 나는 벗어날 수만 있다면 교구의 책임자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좌절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그러넌 5월 어느날 그날도 혼자 주교관 경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복음 후 묵상을 하면서 나는 상념에 잠겼다. 많은 걱정과 계획 등 혼란 가운데 있었다. 내가 꿈을 꾸었는지 아니면 어떤 영상을 보았는지... 수 천 수 만 명의 청소년들이 제대를 에워싸고 나와 함께 미사를 드리는 장면이 그려졌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기도드렸다.
"주님, 바로 이것을 위해서 당신께서 저를 부르셨군요.  제가 받은 사명이 바로 이것이군요.  당신의 십자가 아래로 수많은 청소년을 무릎을 꿇게 하겠습니다. 당신께로 수많은 청소년을 불러 모으겠습니다 "
 
그 후 혼자서도 나는 미사 중에 중얼거린다. " 주님께서 청소년 여러분과 함께 "
그러면 수 천 수 만의 청소년들이 "또한 사제와 함께"로 환호하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내가 받은 주님의 선물, 청소년을 향한 성소에 감사드린다. 이것은 특별한 은총이었다. 부족하고 죄 많고, 한계를 가진 내게 보내 주신 많은 천사들, 청소년들, 청년들 , 그들을 통해 다시금 일어날 수 있었고, 죄와 유혹과 욕망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신의 십자가 발치 아래에 끝이 안보이도록 청소년을 모아들이겠다고 주님께 한 약속을 일생을 통해 이루려고 나는 노력했고 또 노력하고  있다. 
 
 
- 2004.3.1. 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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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16-03-07 21:02
 
신부님이 느끼셨던 어려움들..
힘든 시간들 속에서도 결코 신부님이 포기하지 않았기에 신부님의 사명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1995년 신부님의 성소를 깨닫고..그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이들에게 씨를 뿌리셨구나라는 것들을 수많은 이들이 남긴 리플들을 보면서 느낍니다.
그리고 ‘나는 노력했고 또 노력하고 있다’ 라고 하신 말씀..
이 글을 쓰신지 2004년인데 현재에도 신부님의 노력은 변함이 없으시구나 라는 생각도 같이 해봅니다..
신부님의 열정과 노력들.. 존경합니다. 많이 배우고 노력하겠습니다.
손은희 16-08-26 09:41
 
신부님의 글을 읽고 제일 먼저 저에게 다가온 느낌은 고독함과 외로움이었습니다.
96년도의 신부님의 마음이 이 글에 남아 10년이 지난 저에게까지 느껴진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으시고 기도 속에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노력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을 본받아야겠다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