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4-22 22:54
꿈의씨앗 30 - 신앙은 어머니에게서 온다. [평화신문 2006.5.7]
 글쓴이 : 조재연
조회 : 3,455  
 
 
◀신앙은 어머니에게서 온다.▶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들에게 잘못된 하느님 상을 심는 것을 보고 듣는다.
“넌 그러면 하느님께 벌 받는다."
"신부님, 얘를 좀 혼내주세요. 그러면 하느님께 혼난다고 말해주세요.”
참 안타까울 때가 많다.

 
신앙은 어머니에게서 온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머니를 통해서 한 아이의 일생을
좌우할 징벌을 내리시는 하느님 혹은 자비로우신 하느님 중 어떤 하느님 상이 심어지는지
생각하면 겁나는 일이다.
 
 
오늘 어머니들의 한 모델을 소개하고 싶다.
그분은 바로 청소년의 주보성인인 요한 보스꼬의 어머니 말가리따이다.
그녀는 배운 것이 없는 시골의 아낙네였지만, 성인을 키워냈다.
이것은 오늘날 이 시대의 어머니들이 바라봐야 하는 관점이다.

 
말가리따가 어린 자녀들에게 늘 하곤 했던 말이 바로
“하느님께서 너를 보고 계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가까운 풀밭에서 뛰놀게
내버려두었지만, 그들이 나갈 때는 “하느님께서 너희들을 보고 계시다는 것을 잊지 마라”
고 말했다. 그러나 말가리따가 어린 자녀들의 머릿속에 새겨 준 하느님은 우리가 흔히
어릴 때 듣던 “너 그러다 하느님한테 벌 받는다”는 그런 헌병처럼 감시하는 하느님이
아니었다.

 
별이 총총 뜬 아름다운 밤에는 아이들과 함께 문지방에 서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이 세상을 만드시고 저 하늘에 수많은 별들을 박아 주신 분은 하느님이시란다.”라고 말했고,
풀밭에 꽃들이 만발할 때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어 주셨는지를
생각해봐라”
고 말해 주었고, 추수와 포도 수확이 끝난 다음에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어지신 하느님께 감사드리자”고 말하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폭풍과 우박이 모든 작물을 망쳐 놓고
지나간 후에도 어머니 말가리따는 아이들에게 깊이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도로 거두어 가셨구나. 그분께서는 그 이유를 알고 계시단다.
혹시 우리가 착하지 못했다면, 하느님과는 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두자.”

 
이리하여 어린 요한은 어머니와 형제들과 이웃사랑 등 주위에서 또 다른 분, 곧 하느님을
보는 법을 배웠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늘과 들에서, 가난한 이들의 얼굴에서, 양심의
소리에서, 그 어디에나 계시는 위대하신 하느님을 보게 되었다.

 

이 하느님은 어머니의 가슴처럼 한없는 신뢰를 주고, 매일의 양식을 주시는, 자비로우신
섭리의 아버지였다.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여러 일들을 허락하시지만(아버지의 죽음, 포도밭에
내린 우박), 그 이유는 그분께서 알고 계시는 그것으로 족했다.
비록 말가리따는 까막눈이었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힘을 얻기 위해서는 기도,
하느님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어린 자녀들에게 가르쳤다.

돈 보스꼬는 후에 기록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어머니께서 몸소 나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어머니는 아침․저녁으로 나를 형들과 함께 무릎을 꿇게 하셨고 우리는 함께 기도를 바쳤다.”

청소년 시기의 심리적인 특징으로 상상적 청중이라는 것이 있다. 자기 머리속에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는 청중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그 존재를 의식하며 어른들이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일에도 수치심을 느끼거나 부끄러워한다.



교육을 받지 못한 말가리따는 이런 체계적인 이론을 알지 못했지만, 어머니로서 자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
- 긍정적인 상상적 청중을 심어줌으로써 일생을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을 하게 해 주었던 것이다.
즉 청소년기의 상상적 청중을 하느님과 연결시켜서 “하느님께서 너를 보시고 계신다”는 가르침으로
요한 보스꼬라는 성인을 길러내었던 것이다.

한 어머니의 신앙이 깃든 가르침은 그 자녀로 하여금 삶의 본질을 살게 하느냐, 아니면 부정적인 삶의
가치를 갖게하느냐를 결정하게 된다. 오늘날 성공이라는 맘몬이 우세한 세상의 많은 도전 안에서도
나는 말가리따와 같은 많은 한국의 어머니들을 바라보는 기쁨을 만나고는 한다.
 

 
[평화신문 2006.5.7일자 '조재연신부의 청소년사목이야기'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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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15-11-18 00:32
 
며칠전부터 저녁기도를 바치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이 살짝 쑥쓰러워하더니 1년치 기도를 한번에 번갈아가며 하더라구요ㅋ
진작에 시작할걸..하는 생각이들면서..신앙은 부모님들이 물려줘야 하는게 맞는것 같아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만큼 아이들이 듣는 말한마디 한마디도 신중하게 써야할것 같습니다.
최종현 15-12-13 12:36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하느님과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안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을 중심으로..부모를 중심으로..시작하는 신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아버지가 되겠습니다..^^
박준규 15-12-17 17:48
 
하느님과의 대화가 아이 스스로 긍정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는 키워드이군요.
부모가 잘잘못을 가려주는 것보다 스스로 가릴 수 있는 하느님과의 소통을 시켜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더 값진 것 같습니다.
윤수연 16-01-01 08:52
 
요즘 자녀에게 산타할아버지가 다 보고 계신다고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게 아니였군요.^^
 
제 자신도 이세상에 것들이 하느님께서 손수지으시고 선물해주심을 잘 기억하고
아이들에게 멋찐 이세상에 대해 이야기 할때 항상 하느님께서 주신것으로 이야기
해야겠어요. 그리고 항상 감사기도를 하는 것을 잊지않아야 겠네요.

하느님과의 대화가 어릴 때 부터 이루어져야하는건 정말로 당연한거예요.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저부터 해야겠어요!!!